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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옛날에 줄무늬진 작은 애벌레 한 마리가 오랜 동안 자기의 둥지였던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세상아, 안녕」하고 그는 말했습니다.
「햇빛이 비치는 세상은 참 찬란한데.」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곧 자기가 태어난 곳인 나뭇잎을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도 다른 잎을 먹어치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잎을... 또 다른 잎을...이리하여 점점 크게... 더욱 크게.. ...더욱 크게 자라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먹는 일을 중단하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지 않겠는가.
「지금과 같은 삶은 재미가 없어지는데.」
그래서 줄무늬 애벌레는 자기에게 서늘한 그늘과 먹을 것을 제공해 주던 그 다정한 나무에서 기어 내려왔습니다. 
그는 그 이상의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땅 위에는 온갖 신기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풀, 흙, 땅 속의 구멍들, 그리고 작은 벌레들 - 모든 것이 그를 황홀케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자기처럼 기어 다니는 다른 애벌레들을 만났을 때 그는 몹시 흥분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먹는 일에만 열중하느라고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줄무늬 애벌레가 지난날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삶에 대해서 나보다 더 아는 게 없구나」하고 그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어느 날 줄무늬 애벌레는 기를 쓰고 기어가고 있는 애벌레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나 사방을 둘러보니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커다란 기둥이 하나 보였습니다.
그들 틈에 끼여서 기어가다가 그는 알아냈습니다...
... 그 기둥은 무더기 져 쌓여서 꿈틀거리며 서로 밀치는 애벌레들의 더미라는 것을... 애벌레로 이루어진 기둥이었던 것입니다.
애벌레들은 애써 꼭대기로 오르려고 하는 것 같앗습니다.
그런데 그 꼭대기는 구름 속에 가리워져 있었으므로 거기에 과연 무엇이 있는지 줄무늬 애벌레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봄철에 물이 오르는 나뭇가지처럼 새로운 흥분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내가 찾고 있는 것을 찾아 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줄무늬 애벌레는 한 동료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왜들 이러고 있는 건지 너는 아니?」
「나도 금방 도착했어. 아무도 설명해 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모양이야. 저렇게들 어딘지 꼭대기로 올라가려고 바쁘게 야단들이니 말야.」 그는 대답했습니다.
「꼭대기에는 무어서이 있을까?」하고 그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건 아무도 몰라, 하지만 모두들 저렇게 달려가고 있는 것을 보니 
  아마 틀림없이 굉장히 좋은 것이 있을 거야. 안녕. 나도 더 이상 시간이 없어!」하고 그는 그 더미속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줄무늬 애벌레는 새로운 충동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생각을 제대로 정리 할 수가 없었습니다. 
끊임없이 다른 애벌레들이 그의 옆을 지나 그 기둥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할 일이란 단지 한 가지뿐이군.」 그도 밀고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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